내 기업의 가치는 얼마일까? (1) EBITDA와 EV/EBITDA 이해하기
2024.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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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Key Takeaway
EBITDA와 EV/EBITDA:
영업이익은 실제 현금흐름을 전부 반영하지 못함
기업가치(EV) 파악을 위해선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해준 EBITDA 사용
EV/EBITDA 멀티플은 회사의 재무 상황과, 시장의 규모, 비즈니스모델의 해자 등에 따라서 유동적임
기업을 매각하려고 하는데, 내 기업의 적정 가치가 얼마일지 고민해본 적 있으신가요? 시장에서 흔히 듣는 말로는 ‘기업가치’와 ‘거래가치’가 있다는데, 둘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는 분이 계신가요?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과 장부상 찍히는 이익이 달라서 당황하셨나요? 단순히 매출과 이익만 고려하고 협상에 들어간다면 매수자와의 의견 차이 혹은 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적정 기업가치를 스스로 산정해보실 수 있도록 몇 가지 개념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까지
매출은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벌어 들인 총액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정말 초기의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매출이 기업가치의 평가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수십년 간 업을 운영해온 중소기업이라면 더더욱 이익이 중요합니다. 그럼 영업이익은 어떻게 산정될까요?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중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직접적으로 들어간 원재료비나 생산인력의 인건비 등을 포함해서 매출원가라고 부르며,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금액을 매출총이익이라고 합니다. 매출총이익/매출액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출총이익률은 기업의 생산 효율성과 원가 절감 노력을 보여줍니다. 매출총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원가 대비 높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표는 특히 제조업에서 중요한데, 생산 원가 관리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구한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차감하면 영업이익이 나옵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제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는 비용들을 의미하는데요, 제품을 판매하는데 필요한 광고비라던지,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건비,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개발비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매출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업이익률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기업은 고정비와 운영비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낮다면 마케팅 비용이나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 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업이익과 실제 현금 유입이 다른 이유
이처럼 영업이익은 재무제표 상에서 본업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이것이 실제 기업이 벌고 있는 현금과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 비현금성 비용과 영업 외 항목들 때문입니다.
1) 비현금성 비용: 감가상각비
기업의 설비나 장비 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를 회계적으로 반영한 것이 감가상각비입니다. 하지만 감가상각비는 실제 현금의 유출이 아니라 단순히 자산의 가치가 감소하는 것을 회계적으로 기록하는 것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이 2021년에 100억 원의 장비를 구매했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장비는 수명이 있고, 쓰면 쓸수록 닳는 재화입니다. 이 장비의 수명을 20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기초 가치 100억을 20년으로 나눠 매년 5억을 상각해줘야 합니다. 이는 실제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손익계산서 상에는 비용으로 인식됩니다.
2) 운전자본의 변화운전자본
운전자본은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를 의미합니다. 고객이 외상으로 결제할 때 생기는 매출채권의 경우 매출은 발생하지만 현금은 유입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기업이 외상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생기는 매입채무는 당장 실제 현금은 유출되지 않습니다만 장기적으로는 갚아야 할 부채입니다. 재고자산의 경우 재고를 늘리면 현금은 유출되지만, 그 재고가 판매되기 전까지는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의 유동자산과 매입채무 등의 유동부채는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에 차이를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3) 이자와 세금의 반영
본업에서 나오는 영업이익 외에도 우린 이자수익, 이자비용, 세금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자수익·비용 등의 기타수익·비용은 일회성 비용으로 기업 매각시 가치 산정에는 크게 고려되지 않습니다. 법인세 비용을 제외한 진짜 이익을 파악하기 위해서 NOPAT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NOPAT은 Net Operating Profit After Tax의 약자로 기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에서 법인세만 제외해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영업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사용되어 기업 거래를 위한 가치평가에서 미래현금흐름 창출 기준값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NOPAT의 경우 기업의 미래현금흐름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DCF(Discounted Cash Flow) 가치평가법에 필요한 FCF(Free Cash Flow)에 쓰입니다.
EBITDA란?
하지만 이러한 현금흐름을 전부 계산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시간 소요가 큽니다.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의 사이에서 타협을 보고, 우리는 EBITDA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EBITDA는 EBIT(영업이익)과 D&A(감가상각비)를 더한 개념으로 앞서 살펴본 여러 요소 중에서 감가상각비만 추가로 고려해주는 개념입니다.
운전자본은 기업의 외상거래와 재고 관리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외상매출, 즉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이는 단기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운전자본을 포함하면 기업간 비교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또한 세금의 경우 기업의 본질적인 영업성과와 무관한 외부 요인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구하기 위해서 EBITDA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가치 구하기: EV/EBITDA
따라서 우리는 EBITDA를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산정합니다. 여기에 곱해주는 게 EV/EBITDA라는 배수입니다. 이는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구하기 위한 멀티플의 개념입니다. 즉, 앞서 구한 EBITDA에 EV/EBITDA 멀티플을 곱해주면 기업가치(Enterprise Valuation)이 나오는 것입니다.
멀티플(배수)은 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때 중요한 요소로, 산업 특성 및 기업의 고유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V/EBITDA 멀티플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해당 기업이 속한 시장의 구조와 경쟁 환경, 비즈니스 모델의 해자(지속가능한 경쟁 우위) 등이 멀티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래에서는 멀티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1) 시장: 시장 환경, 규모, 성장성
기업이 속한 산업의 구조와 경쟁 환경은 멀티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소입니다. 산업이 독과점 구조인지, 아니면 많은 경쟁자들이 난립하는 시장인지에 따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또한 기업이 속한 산업의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성이 높을수록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멀티플은 결국 회사가 받는 기대감과 동일하기 때문에 성장을 할 수 있는 여력이 큽니다.
2) 기업: BM과 해자, 경쟁력과 진입장벽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지는지도 멀티플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은 강력한 해자를 형성하여 외부 경쟁에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높은 멀티플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독점 특허, 브랜드 충성도, 네트워크 효과 등을 가진 기업들은 해자를 통해 높은 멀티플을 받습니다.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은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거나, 시장의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력은 멀티플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의 경우,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기 어려워 기업의 장기적 성장이 보장되기 때문에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받게 됩니다. 즉, 멀티플은 시장과 회사의 경쟁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업에 부여해주는 가치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오늘은 기업을 매각할 때 중요한 EBITDA와 EV/EBITDA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EBITDA와 멀티플 개념을 통해 기업의 본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평가하고, 산업 구조와 경쟁력, 진입장벽 등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매각 과정에서 더 나은 협상을 이끌어내고, 기업의 적정 가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다음에는 기업가치(Enterprise Value)와 지분가치(Equity Value)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두 개념의 차이를 이해하면, 기업의 부채와 자본 구조가 매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욱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