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업의 가치는 얼마일까? (2) 기업가치(EV)와 지분가치(Equity Value)의 차이
202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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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Key Takeaway
기업가치와 지분가치의 차이 이해하기:
기업가치는 회사 전체의 관점에서 종합적인 가치를 모두 고려한 개념
지분가치는 주주의 관점에서 바라본 주식의 가치
기업가치(EV)는 지분가치(Equity Value)에 순부채(Net Debt)를 합산해서 계산
“우리 회사의 기업가치가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본 투자 건에서 제 지분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기업을 운영하거나, 투자자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이런 질문들은 필수적으로 등장합니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와 지분가치(Equity Value)는 기업의 현재 상태와 잠재력을 평가하는 핵심 개념인데요,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가 회사의 전체 그림을 보는 지표라면, 지분가치는 투자자와 주주 관점에서의 몫을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기업가치와 지분가치가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지, 그리고 각 지표가 기업 투자 및 M&A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명확히 설명 드리려 합니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회사의 전체 몸집
주주와 채권자의 몫을 합산한 가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한마디로 회사 전체의 현재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어떤 투자자가 회사를 완전히 인수하려고 한다면, 단순히 주식을 매입하는 비용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상 회사가 보유한 부채도 함께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죠. 단순히 회사가 발행한 주식의 가치만을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회사의 실제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부채와 현금흐름, 그리고 기타 재무적 요인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차대조표와 비교하자면, 차변을 구성하는 ‘자산’에 대응되는 대변의 구성항목인 ‘부채’는 채권자의 몫을, ‘자본’은 주주의 몫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기업가치는 주주가치와 채권자가치의 합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따라서 기업가치는 주식의 가치를 넘어서 기업이 가진 모든 자산, 부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념입니다.
영업활동으로 얻은 가치와 비영업활동으로 얻은 가치의 합
기업가치를 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볼 수도 있습니다. 영업활동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과 현금흐름을 창출합니다. 또 영업활동과 무관한 투자 목적의 부동산, 금융 자산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거나, 벌어들일 경제적 효익의 가치를 영업가치, 영업활동과 무관한 자산이나 활동들이 지니는 가치를 비영업가치라고 하고, 이 두 가지 가치의 합을 기업가치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분가치(Equity Value): 주주들의 몫
지분가치(Equity Value)는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계산 상으로, 지분가치는 기업가치에서 순부채를 제외한 금액이 되는데, 즉 주주 입장에서 보유한 기업의 순수한 가치를 나타냅니다. 지분가치는 기업의 시가총액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총 수와 주식의 가격을 곱한 값으로,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의 가치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주식 가격이 5만원이고, 발행 주식 총 수가 100만 주라면, 지분가치는 500억 원이 되는 것이죠.
지분가치는 시장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주식 가격과 지분가치의 변화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신호로 작용합니다. 높은 지분가치는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음을, 반대로 낮은 지분가치는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거나, 개선이 필요한 기업임을 시사합니다.
투자와 M&A(인수합병)에 있어서도 지분가치는 중요한 의사결정 지표로 작용합니다. 투자자들은 지분가치를 통해 기업이 시장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과대 혹은 과소평가 받고 있지는 않는지 판단합니다. M&A 과정에서는 지분가치가 협상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기도 하죠. 물론, 지분가치만을 기준으로 기업의 전체적인 모습을 판단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가치, 재무제표, 매크로 동향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기업가치(EV) = 지분가치(Equity Value, 주주들의 몫) + 순부채(Net Debt, 채권자의 몫)
기업가치에 대한 개념은 20세기 중반, M&A와 투자 분석이 발전하던 시기에 탄생했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산업화와 자본시장의 성장 속에서 기업 평가 방식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단순히 발행 주식의 시장가치만을 계산해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이었죠. 이후 역사적으로도 영향을 준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미국발 대공황은 기업의 부채 보유 비율 중요성을, M&A 붐은 기업 부채 및 자산구조 분석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었죠. 이렇게, 단순한 주식 평가를 넘어 기업의 총체적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현대 금융 시장에서도 기업가치는 기업 투자 분석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잡혀 있습니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 지분가치(Equity Value) + 순부채(Net Debt)
기업은 주주가 보유한 지분뿐 아니라 채권자에게도 재무적인 의무를 지닙니다. 투자자 또는 인수자는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뿐 아니라 회사가 보유한 부채도 함께 떠안아야 합니다. 부채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죠. 다시 말해, 기업가치는 주주의 관점과 채권자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을 모두 포함한 가치로 바라보기 때문에 지분가치에 순부채(Net Debt)를 더해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총부채(Total Debt)가 아닌 순부채(Net Debt)를 더해주는 걸까요? 순부채(Net Debt)는 이자부담차입금(Interest-Bearing Debt, IBD)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값을 의미합니다. 이자부담차입금은 은행 대출, 회사채 등 기업이 외부에서 조달한 자본 중 이자를 지불해야하는 부채를 말하며, 기업의 재무 건정성을 판단하는 항목입니다. 기업가치를 구할 때 순부채를 이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부채의 크기만 보지 않고, 상환 가능한 규모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제외하여 기업의 실제 부채 부담을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자부담차입금에서 현금을 차감하여 재무적 부담을 보다 현실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기업가치(EV)와 지분가치(Equity Value)에 대해 알아보며, 두 가지 재무적 요소가 가지고 있는 차이점과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기업가치와 지분가치는 서로 다른 재무적 관점을 제공하지만, 기업 평가의 핵심 요소로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회사의 총체적 재무 의무와 자산을 모두 포함한 포괄적인 관점인 기업가치, 주주의 관점에서 기업을 평가한 지분가치는 모두 기업의 자본 구조, 부채 비율, 시장에서의 위치를 명확히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투자와 전략 수립에 있어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됩니다. 단순히 숫자로서 기업을 바라보는 것에서 나아가, 투자자와 경영진에게 기업의 재무적 건강 상태와 성장 포텐셜을 판단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지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투자와 매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